자전거/국토종주

[자린이의 나홀로 3박4일 국토종주 정리] 3) 둘째날 : 수안보 -> 구미

삽쟁이 2021. 5. 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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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날 맥주한 잔 후, 오후 9시쯤 잠을 자고 새벽 4~5시쯤 잠에서 깻다. 뭔가 온천수라고 해서 아까운 느낌이 들어 오전에 욕조에서 반신욕을 한 30분쯤 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오전 6시쯤 출발하였다. 편의점을 들려 간단하게 밥을 먹고 다음 목적지인 "이화령 고개 인증센터"를 향해 갔다.

본격 둘째날 국토종주 시작

수안보에서 다음 도시인 문경까지 갈려면 이화령이라는 고개?산?을 넘어야 한다. 가는길은 대부분 자동차,자전거 겸용도로이기 때문에 차는 많이 다니지 않지만 조심해야한다. 달리다 보면 첫 업힐을 만나게 되는데.. 처음엔 이게 이화령인줄 알았으나...알고보니 본격 이화령 업힐 전에 소조령이라는 조그만한 업힐이 하나더 있었다.

자료 출처 : 나무위키(소조령, 이화령 길)

길이 2km, 평균 경사 5도 가량되는 업힐이라서 아무리 초보라도 어렵지 않게 올라 갈 수 있다. 또한 이화령 입구까지 시원하게 다운힐을 제공해주어서 기분좋게 올라갔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화령 코스가 나오는데... 길이 5km, 평균경사 6도 정도이다. 하지만 평균에.. 너무 속으면 안되는게... 중간중간 엄청난 업힐이 섞여 있어서 결국...참지못하고 한두번 끌바(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간다.)를 해버렸다. 지금이라면... 한번에 갈 수 있겠지?ㅎㅎ...

이화령 인증센터는.. 조그만한 휴개소라고 생각해도 될정도로 편하게 쉴 수 있는공간이 있다. 매점, 음식점, 자판기가 있어서 힘들게 올라 온만큼 편하게 쉬다 가면 된다.

짧은 휴식 후, 점심시간이 되었고 점심을 문경에서 먹기로 결심했기에 후다닥 출발했다. 국토종주길에서 가장 길고 편안한 다운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다음 문경까지 거의 패달링도 없이 편하게 내려왔다. 문경에 도착하면 이런저런 음식점들이 많이 있으니, 여기서 점심을 해결했다.

그 다음 인증센터는 "문경 불정역 인증센터"이다. 길도 쉽고 가는길이 생각보다 멋져서 라이딩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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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힐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인증센터 도착 후, 사진만찍고 쉬지않고 출발하였다. 확실히 2일째라 그런지 조금씩 몸에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해서... 생각보다 파이팅 넘치게 라이딩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2일차 가장 기억에 남는 인증센터에 도착을 하였다.

상주 상품교 인증센터

일단 인증센터 자체도 깔끔하고 쉴공간이 있어서 나쁘지 않은 느낌을 주었고, 사진에 나오듯 무인으로 물을 사먹을 수 있는 냉장고가 있다는게...정말 신기..ㅎㅎ 저 금고에 천원을 넣고 물을 먹었다. 

기억에 남는 또다른 이유는 ... 바로 다음코스로 가면서 나오는 "매협제" 때문이다. 경사로가..20프로가 넘는 구간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상품교 인증센터에 도착하면 해당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우회길 표지판

바로 매협제를 지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구간을 표시한 지도이다. 필자또한 두려움에..바로 우회길로 나섰다. 직진하지 말고 우측에 있는 상품교 다리를 건넌 후, 자전거 박물관 방향으로 향해서 경천교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매협제는 다음 종주때....

하지만 이때 큰 위기가 찾아왔다. 남쪽으로 다가갈 수록.. 특히 대구쪽으로 갈수록 점점 날씨가 더워졌다(30도가 넘었던 적도 있다;;)
땀을 계속흘리게 되어서 물을 아끼지 않고 마셨는데..이게 커다란 악재가 되어서 돌아왔다. 낙단보 -> 구미보를 향하는 길이 생각보다 길고 보급을 할 수 있는곳이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 참으면 되겠지 싶었지만... 점점 탈수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정말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 도움을 받고싶어도...사람이 없어... 진짜 이때는 죽지 않을려고 라이딩을 했다.

 

어찌어찌 상주보에 도착을 했으나...

출처: 네이버 지도 거리뷰

사진 처럼 도착하면 보급이 가능한 상점이 있다고 알고 있었으나...내가 갈때는 운영을하고 있지 않았다. 멘탈이 터질듯한 느낌이었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뒤에 있는 다리를 건너가면 있는 펜션에 매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진도 찍지않고 바로 다리를 건너 매점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래서..구미보 사진따위는 없다...목숨이 더 소중해)

 

충분한 휴식과 보급 후, 정신을 차려보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이쯤에서 멈추고 숙소를 잡을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갈지 결정을 해야했다.

일단 다음 목적지인 칠곡보 방향으로 가는 길에 숙소를 잡을 만한곳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약 20km 정도를 더가면 구미시청이 있는 시내가 있었다. 병원도 있고, 역도 있는게.. 무조건 숙소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20km정도만 더 라이딩하고 숙소를 잡았다. 생각한거처럼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도 많아서 음식점도 많았고 편의점도 많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라이딩을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2일차 정리

둘째날은 약 130km 정도 라이딩을 했다. 업힐도 많이 있었고, 확실히 서울보다 길이 좋지 않아서 첫날보다 덜 탄거 같다.

 

 

국토종주 후 아쉬웠던 점? 느꼇던 점.

1. 탈수는 정말 위험하구나...

탈수라는걸 처음 경험해보았는데...정말 목구멍부터 가슴까지 전달되는 갈증과 어지러움은..평생 잊지 못할꺼 같다. 사실 일반적인 도심 또는 시내에 살면서.. 탈수라는걸 경험해본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후로 라이딩을 할때는 무슨일이 있어도 물은 넉넉히 챙기게 되었다.

 

2. 뭘...그리 급하다고...사진한장 인찍었니..이바뷰야

확실히 처음 국토종주를 해보는지라.. 마음이 급했다. 일정이 넉넉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이쁘고 사진찍기 좋은곳에서 사진한장 재대로 남기지 못한게 아쉬웠다. 끝나고 사진첩 보면 저 빨간부스 말고 다른 사진이 없어 ㅡㅡ....

 

3. 생각을 정리하고자 했으나...개뿔...

사실 이번 라이딩을 통해 직장생활을 하며 느꼇던 회의감이나..현타 등 이런 저런 생각도 떨쳐 버리고 마음도 다잡아 보자는 생각을 하며 라이딩을 했다. 근데...정리는 개뿔...개힘들었다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솔직히 그냥 힘들고 지겹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래도 목표로 삼았던 다음 인증센터에 도착할때 마다 느꼈던 성취감은...정말... 최고였던거 같다.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오로지 나 혼자만의 라이딩이었기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나만 신경쓰고 나를 위해서만 시간을 쓸 수 있다는것도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나만의 시간을 지냈던 적이...거의 없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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